제목 |
“지연이 있어요?” 문을 두드리자 “꺼져” 욕설이 날아들었다 |
기사링크 |
기사원문보기 |
언론사 |
한겨레 | 등록일 |
2018-07-27 |
---|---|---|---|---|---|
첨부파일 |
보도일 |
2018-07-25 |
(똑똑똑) “어머니, 지연(가명)이 만나러 왔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다세대 주택.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소속 이아무개 상담원이 현관문을 두드렸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아 교육적 방임으로 판단되는 가정 상담을 하러 온 것이다. 상담원이 문을 두드리자 현관문을 뚫고 욕설이 날아들었다. “야 XXX들아 그만 좀 꺼지라고.” 방임이 의심되는 아동의 오빠였다.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실랑이가 이어졌다. 어머니는 “그만 괴롭히라”고 소리쳤고, 상담원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며 10분 넘게 버텼다. 끝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 상담원은 “담당하는 사례 62건 중 이렇게 (아이를) 못 만나고 가는 게 절반쯤 된다. 욕설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상담원은 이내 다음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씨 같은 상담원들이 소속된 아보전은 학대받는 아동을 발견하고 치료 및 예방 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 2001년 10월 출범한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현장조사팀과 사례관리팀에 소속된 상담원들은 학대 신고 현장에 경찰과 함께 출동해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부모 등 학대 행위자와 지속적으로 만나 재학대 예방을 위한 상담을 한다. 지난 18일 일어난 ‘강서구 어린이집 영아 사망 사건’도 상담원들이 경찰과 함께 조사했다.
하지만 아동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일하는 상담원들은 정작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 10일과 17일, <한겨레>와 만난 상담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을 시작하지만 위험한 근무 환경과 업무 부담을 견디지 못한 상담원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하중략)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