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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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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뉴스

등록일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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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

2016.06.03

 

[M이코노미 조운 기자] 충격적인 아동 학대 사건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연이어 밝혀졌다. 피해 아동에 대한 주변의 작은 관심만 있었더라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사건이었던 만큼 아동학대에 대해 전 사회가 책임을 통감하고 해결책 강구에 나섰다. 한 나라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들의 복지와 교육은 더 이상 개인의 가정사가 아니다. 가정의 달인 지난 5월, 아동학대를 뿌리 뽑기 위한 전 사회의 노력들을 점검해 봤다.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5월3일 국회에서는 ‘아동학대 긴급진단 세미나 및 네트워크 발대식’이 열렸다. 화목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꿈을 꿔야할 나이에 정신적, 신체적 폭력에 노출 돼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지금도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들리지 않는 비명을 지르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아동·여성 관련 20개 단체들이 ‘전국아동여성안전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 및 발대식에는 아동관련 단체 및 회원을 포함해 국회와 정부, 경찰,
교수 등 300여 명이 참여해 관심을 높였다. 

 

아동학대가 부모의 훈육?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고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을 휘두르거나 아동을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을 이른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자녀의 훈육을 전적으로 부모에 일임해왔으며 부모의 훈육방식에 대해 외부에서 개입하는 것을 금기시 해왔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철저하게 개인 가정사이기 때문에 참견이 금해져 있으며 외부에서도 ‘남의 가정사’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실제로 수년 전만 해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자녀에게 가하는 물리적 처벌이 당연시 여겨졌다. 그러다보니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 부모가 자녀를 처벌했다가 이웃에게 신고 당해 경찰에 끌려갔다는 뉴스가 핫토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 대책


이 같은 문화 속에서 왕왕 발생하는 가정 내 아동학대는 부모와 가족들에 의해 은폐되어왔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조명 받게 된 것은 불과 2~3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10월 울주에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었고 질타를 받은 정부와 국회는 발 빠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아동학대 종합대책을 마련했고 19대 국회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과 ‘아동복지법’개정안 시행을 이끌어 냈다. 2014년 9월부터 시행된 ‘특례법’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및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절차를 규정했고,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부모 등의 아동체벌금지를 명문화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주 내용으로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인천 초등생 감금학대 및 탈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질병인 흐지부지한 대책 실행이 또다시 드러났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법제는 정비됐으나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적극적 대책과 예방은 여전히 뒷전이며, 조기발견 사각지대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여론을 들끓게 한 12월 아동학대 사건 이후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 속에서 장기 결석 초등생, 의무교육 미취학생 및 장기 결석 중학생, 건강검진 미실시 영유아등에 대한 아동학대정책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극단적이고 충격적 사건이 일어나고 그제야 대책 마련에 나서며 액션을 취하는 정부의 안일함은 비판받아 마땅했다. 그리고 베일에 가려져 있던 충격적인 아동학대 및 사망 사건들이 이번 합동점검으로 줄줄이 적발되기 시작했다.

 

주변의 무관심으로 골든타임 놓쳐

바로 우리 주변에서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는 아이들의 사례가 밝혀지면서 아동학대가 개인 가정의 문제가 아닌 전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이 넓혀졌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신고 및 발견 건수는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이 아동 천 명당 아동학대 발견율이 9.1건, 호주가 7.8건인데 비해 한국은 1.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관심으로 아동학대가 미리 신고 되어 조치가 취해졌다면 아이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더 끔찍한 상처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남의 가정사에 대한 무관심으로 골든타임을 놓친 안타까운 사례는 우리 모두가 아동학대 사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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