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동학대 예방하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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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
한국일보 | 등록일 |
2019-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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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보도일 |
2018-11-19 |
최근 제주도에서 일어난 세 살 여아 사망사건을 접하고 제주도행 비행기 안에서 들떠 있었을 아이가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물론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엄마도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바라본 이 사건은 아동학대 사건 중 하나다. 왜냐하면 아이가 자신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모녀의 행적을 지켜보며 아이와 엄마가 번개탄을 사러 마트에 들르거나 마지막으로 바닷가로 향했을 때 누군가가 그 모녀에게 작은 관심이라도 가졌다면 아이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일하며 만났던 한 아이를 통해 주위의 관심이 한 아이를 살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고 싶다. 지난해, 한 병원 의사로부터 학대피해가 의심되는 아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넘어져 다쳤다며 응급실을 방문한 아이의 한 쪽 팔에는 멍이 들어있었다. 아이의 상태를 세세히 살핀 병원관계자들은 아이의 상처가 단순히 넘어져서 생긴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상담원들이 조사를 진행했는데 아이는 팔 뿐 아니라 다리, 옆구리 등 몸 곳곳에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상처에 대해 쉽사리 얘기를 하지 못했다. 팔에 생긴 멍은 친구랑 놀다가 다친 거라고 답하던 아이는 부모와 분리된 이후에야 아빠로부터 학대당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 학대 사실을 숨기고 놀다 다친 거라고 답한 이유를 묻자 아이는 “아빠가 그렇게 말하라고 했어요”라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빠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어쩌면 영원히 발견되지 못 하고 계속 학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던 아이였지만 작은 상처 하나도 가볍게 보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준 주변의 관심 덕분에 아이는 학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하중략)
[출처: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