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2018년 장려상 수상작 (그림일기)>

 


 

엄마, 아빠가 진짜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그렸어요. 만약에 엄마 아빠가 잘못하면 이야기하고 안아줄거에요.


▶ 그림을 보고 부모님이 느낀 점 

우선, 새은이의 그림과 글을 보고 왜 이런 내용을 주제로 삼았는지 알 것 같았고, 속으로 많이 찔렸다. 아이 둘 낳아 키우면서 경력 단절없이 17년차 직장인인 건 행운이겠지만, 맞벌이 부부로 항상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늘 아이에게 빨리, 빨리!”, “서둘러야 해!” 이런 말들을 달고 살았고, 거기에 잘 따라주지 않을 때에는 급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화도 많이 냈던 것 같다.찔리는 마음을 다잡고 새은이에게 그림과 글에 대해 물어보았다. “왜 이런 글을 썼어? 엄마 아빠가 화 많이 내서 힘들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 나는 그냥 이 다음에 내가 엄마가 되면 내 아이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약간의 충격이 있었다

 

엄마 아빠 때문에 지금 힘든 건 아니지만 나중에 엄마가 되면 내 아이를 힘들지 않게 하고 싶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스스로 아직 인지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그냥 들키고 싶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힘들 때가 있었던 모양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라고 마냥 즐겁고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닐 테지만 이 세상에서 이 아이를 가장 사랑해줘야 할 부모로부터 ,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었는지 걱정이 되었다. 잘못했을 때는 혼내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화내는 건 자제했어야 했는데 내가 그러지 못했던 상황들이 떠올랐다. 갑자기 너무 미안해졌다

 

새은이의 짧은 글과 단순한 그림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쳤고, 나는 왜 이 그림 속 부모처럼 하지 못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부족함 투성의 부모지만, 세상에서 엄마 아빠가 제일 좋다고 늘 말해주는 새은이를 생각하니 어쩌면 이 아이가 나보다 더 성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푸근하고 너그러운 표정으로 아이를 꼭 안아주는 그림 속의 부모를 보며, 오늘도 새은이가 나를 조금은 성장시켜준 것 같아 고마웠다.

  • 잘못했을 땐 안아주세요

  • 수상자 : 박새은

  • 2018-11-28

  1. 이전글 안아서 재워줄 거예요
  2. 다음글 화내지 말고 대화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