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장려상 수상작 (그림일기)>
제 그림일기는 구구단 외우는게 너무 어려운 걸 그렸어요. 2학년이라서 구구단을 외워서 선생님께 맨날 검사를 맡아요. 검사 맡기 전에 집에서 아빠랑 외우는데 틀려서 엄청 혼났어요. 아빠는 내가 집중을 안 해서 그런 거라고 했지만 나는 잘 봐도 자꾸 까먹어요. 그래서 그 날 밤 나는 울었어요. 아마 아빠는 내가 구구단이 어려워서 울은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구구단도 어렵지만 아빠가 내 마음을 몰라줘서 너무 서운했어요. 나는 아빠랑 야구를 하고 싶어요. 여행을 가는 것도 좋고 외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하는 게 제일 좋아요. 내가 아빠가 되고 우리 아빠가 아들이 되는 상상을 했어요. 그럼 나는 아들이 시험에서 틀려도 혼내지 않고 숙제를 안 해도 혼내지 않고 그럼 무얼 해줄 거냐면 바로 야구예요. 공을 딱하고 방망이로 맞추면 그 소리는 마치 행복의 종이 울리는 것처럼 들으면 너무 너무 신이 나요. 내가 아빠가 되면 우리 아들이랑 매일 야구를 하고 오는 길에는 맛있는 붕어빵을 사 먹을 거예요. 제 그림을 보고 많은 엄마 아빠들이 아들의 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우리는 공부도 좋지만 아빠랑 엄마랑 같이 놀고 싶어요.
▶ 그림을 보고 부모님이 느낀 점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늘 바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이가 자기 스스로 하도록 기다린다고 하지만 아침부터 잠이 덜 깨서 꼼지락 하는 걸 보고는 화를 버럭 내기도 하고 학교가 끝나고 늦게 까지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쳐다보는 아이를 보면 내일 학교 가야하니까 빨리 자라고 또 화를 내요. 두 아이가 잠든 밤이면 내가 좀 더 기다려줄 걸 그랬지 하고 후회하지만 다시 아침이 되면 또 화를 내고 미안해졌어요.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많이 생각했어요. 좀 더 기다려주고 좀 더 안아주기로... 가끔 텔레비전에서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는 보도를 들을 때면 어쩜 저럴 수 있나 크게 놀라기도 하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면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만으로만 화를 내는 것도 어찌 보면 작은 크기 학대의 범주로 들어가지 않나 싶었어요. 아이들의 그림을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아이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기다려주고 좀 틀려도 화내지 않고 다독다독~! 저희 가족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사랑하는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 엄마는 네가 태어나서 이 세상에 엄마 아들로 태어나주어 너무 고마운데 가끔은 그 소중한 사실을 잊고 사나봐! 사윤이는 엄마 사랑해, 엄마도 앞으로 우리 아들 더 많이 사랑할게. 사윤이가 말한 것처럼 오늘도 학교 끝나고 야구 하고 홈런 하고 오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
틀려도 괜찮아! 우리 가족은 홈런 가족이니까!
수상자 : 박사윤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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