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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과 학대의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하지만 어떤 기준이 적절한지는 전문가들도 쉽사리 답을 내놓지 못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아이를 때려서라도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의견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국민일보는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아동학대 판결문 분석에 참여한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과 박우근 안서연 최수영 변호사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사회는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두 달간 아동학대 판결문 106건을 들여다봤다. 이번 작업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장화정 관장=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14년 9월부터 시행됐다. 만 4년 가까이 됐고 햇수로 따지면 올해 5년차다. 판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취합하기가 어려워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이번 분석이 변화를 꾀할 초석이 됐다고 본다.
△박우근 변호사=이제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판례를 분석하면서 기존 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을 절감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서연 변호사=한 분야의 판례를 이렇게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도 오랫동안 현장에서 아동학대를 다뤄왔지만 판결문 100여건을 한꺼번에 본 건 처음이었다. 분석해보니 2012년 판결문과 최근 판결문이 다르더라. 특례법이 제정된 후로 판결문도 좀 더 세심하게 작성하고 사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본 티가 났다. 변하긴 변했구나 싶었다.
△최수영 변호사=변한 건 맞다. 하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일반인의 법 감정과 판결문의 괴리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주어진 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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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