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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동범죄 예방, 관심·신고가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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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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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범죄 예방, 관심·신고가 효과적

[경향신문 2012.7.30]

장화정 관장 /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최근 발생한 ‘통영 사건’에서 보듯이 지역사회 내 위기아동 조기발견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아이의 심각한 상황을 주민들이나 신고의무자들이 관심을 갖고 알렸다면 ‘조기발견체계’는 작동했을 것이다. 이렇게 작동된 체계는 평소 방치되고 있는 아이를 위기상황에서 발견해 내고 지역아동센터와 방과후 교실 등과 같은 지역사회 보호망 속에 들어가도록 조치했을 것이다.

특히 아동의 생활권 내에 범죄자가 생활하고 있었다면, 어른들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아이를 위해 감시의 눈을 늦추지 말았어야 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향한 관심과 신고만큼 효과적인 예방책이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형량과 제도에 관해서이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이 강화돼 있다. 그럼에도 성범죄자의 53%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는 점과 풀려난 성범죄자 중 절반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통계가 가슴 아픈 현실이다. 거기에 덧붙여 이미 마련된 전자발찌 제도, 우범자관리 제도, 성학대행위자 정보공개, 화학적 거세 등 많은 대안과 제도들이 있다. 그러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무늬만 제도라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 이미 밝혀진 대로 우범자 관리 대상이었던 피의자는 사건 발생 이틀 전 주변 탐문으로 ‘생업인 폐기물 수집이 잘 안되어 표정이 어둡다’는 수준의 첩보만 보고됐으며 이게 우범자 관리의 전부였다. 전자발찌 제도도 다를 바 없다. 발찌의 건전지가 방전되거나 발찌를 끊어내고 또 다른 범행을 저질러도 관리는 허술했다. 이런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예산과 인력 투자, 제대로 된 법이 우선 선행돼야만 한다.

피의자의 범행에 저항하면서 몸부림치며 소리 질렀을 가녀린 아이가 눈앞에 선하다. 간절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렸을 아이의 죽음에 애통함과 죄스러움을 느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끔찍한 범죄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시작은 아이들을 향한 작은 관심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방치되는 상황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민감해져야 할 뿐만 아니라 투철한 신고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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